“나랑 사귀자” 거절당하자 살인마로 돌변한 17세 소년

영국인 소년 토머스 그리피스(17)는 동갑내기 친구 엘리 굴드(여)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2019년 5월 어느 날, 그리피스는 엘리에게 “너를 좋아한다. 나랑 사귀자”고 고백했다. 엘리는 단번에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자 그리피스는 다음날 엘리의 집을 찾아가 주방에 있던 흉기로 마구 찔러 살해했다. 최소 13번을 찔린 엘리는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그리피스는 주도 면밀했다. 그는 완전범죄를 노리고 엘리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흉기를 시신의 손에 쥐어준 뒤 집을 빠져나갔다. 그는 태연하게 학교 교실로 돌아갔다.

엘리 부모는 자택 주방에서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그리피스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하고 그를 체포해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영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소년범인 그리피스는 법정 최소형인 징역 12년에서 6개월밖에 더해지지 않은 12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분개한 엘리의 부모는 소년범의 형량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미성년자도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성인처럼 취급해야 한다”며 여론전을 펼쳤다. 영국 정부도 여기에 응답했다. 이른바 ‘엘리법’으로 불리는 개정안을 추진하기에 이른다.

현행법에 따르면, 살인죄 판결을 받은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최소 형량은 징역 12년이고, 성인의 경우에는 징역 15년형이다.

새로운 형법은 나이와 심각성에 따라 형량을 다르게 했다. 예를들어 10~14세의 최소 형량은 성인 형량의 50%, 15~16세 미성년자는 성인 형량의 66%, 17세 이상의 미성년자는 성인 형량의 90%로 설정했다.

다만 토머스 그리피스는 계획적으로 흉기를 현장으로 가져간 것이 아닌, 우발적으로 현장에 있는 흉기를 쓴 경우라 최소 징역 14년형에 처해진다.

영국 정부의 새로운 형법 개정안으로 소년범의 형량은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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