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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JSA로 넘어간 김유찬 일병 월북사건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와 개성직할시 판문군 판문점리 접경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이 있다.

한국전쟁 휴전 당시 유엔군과 북한군이 회의를 원만히 하기 위해 1953년 10월에 합의해 군사정전위원회 본부 구역 군사분계선(MDL)에 설정했다.

2004년 7월1일부로 인사, 군수, 경비 임무가 한국군에게 이관되면서 한국군 1개 대대가 창설됐다. 같은해 11월1일 부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주한미군이 맡아온 경비 임무가 한국군에 완전히 이양됐다.

현재 JSA 대대는 공동경비구역 남측을 경비하고 있다. 육군 제1군단에서 관할하며 편제상으로는 제1보병사단 병력을 차출하는 형태다. 부대장 계급은 중령이다.

앞서 1991년 3월1일 오전 10시10분쯤 JSA에 근무하는 한미연합사소속 카투사 김유찬 일병(23)이 경비근무 중 비무장지대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했다.

정전협정 이래 JSA를 통한 국군 장병 최초의 월북이다. 북한에서는 2017년 11월 하전사인 오청성이 JSA를 통해 최초 귀순했다.

북한의 평양라디오는 김 일병의 월북 이유에 대해 “한국군에서의 고된 복무에 환멸을 느껴 월북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김 일병이 공동경비구역내에서 초소근무를 하다 공산 측 휴게실쪽을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고 확인했다.

김 일병은 1990년 10월 성균관대 체육교육과 4학년 재학 중 카투사로 입대했으며 1991년 2월 중순 공동경비구역에 배속됐다. 방탄모에 선글라스, 권총을 지급받고 근무한 지 한 달도 안 돼 북한으로 넘어간 것이다.

김 일병은 월북한 후 북한의 선전매체에 단골로 등장했다.

‘월북용사 김유찬을 열렬히 환영!’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북한의 대남 선전 전단에는 김 일병이 월북 당일 군복을 입은 채 평양으로 이동해서 환영나온 인파들에 오른손을 들어보이는 모습이 나온다.

그 옆에는 이전에 군인신분으로 월북했던 김용환과 그의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과 촬영한 사진이 배치됐다.

또 다른 선전물에는 김유찬이 오른쪽 주먹을 불끈 쥐고 뭔가 외치는 모습과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인터뷰하는 장면도 있다.

이후에 나온 선전물에는 북한에서 결혼한 김유찬이 아내와 아이들을 안고 꽃밭에서 사진 촬영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김유찬의 아내가 JSA 근무당시 남편의 옛 동료들에게 보낸 엽서도 공개됐다.

2016년 3월23일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는 화곰님은 이날 서울에서 주웠다며 대남 전단지를 촬영해 블로그에 올렸다. 이중 눈에 띄는 내용이 있는데 바로 ‘김유찬’과 관련된 것이다.

전단지에 등장한 김유찬은 인민군 군관복을 입고 있었고, 전단지 내용에도 ‘전 유엔군사령부 판문점 공동경비중대 일병이었던 조선인민군 군관 김유찬’이라고 나와 있다.

이를 감안하면 김유찬은 여전히 북한군에 복무하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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