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지혜

조조에게 배우는 사람관리법 10가지

조조는 중국 후한 말 한나라의 마지막 승상이다. 유비의 촉한과 손권의 손오를 상대로 천하를 두고 자웅을 겨뤘다.

위나라의 기틀을 세웠으나 황제에는 오르지 못하고 위나라를 건국한 아들 조비에 의해 무황제로 추존되고 태조라는 묘호를 받았다.

조조는 한 황실을 망하게 한 역사적 행보로 인해 역적의 대명사로 여겨지면서, 치세의 능신이자 난세의 간웅으로 묘사된다. 후세에 삼국시대를 다룬 책이나 영화에서도 조조는 비범하지만 잔혹하고 간사한 이미지로 표현된다.

그러나 조조는 정치, 행정, 군사 방면에서 뛰어난 영웅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수많은 인재를 곁에 두면서 한 황실을 장악하고 천하를 제패해 갔다. 그의 인재술은 단연 으뜸이었다. 천하의 인재들이 유비와 손권이 아닌 조조에게 몰려들었다.

조조의 탁월한 인재술은 오늘날까지 회자되며 재평가되고 있다. 당시 조조가 어떻게 인재를 모으고 관리했는지 10가지로 정리했다.

1.인재를 적극 찾아 나서라
조조는 인재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천하를 얻기 위해서는 재능을 갖춘 많은 인재가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막상 그의 옆에는 변변한 인재가 없었다. 조조는 이때부터 인재를 기다리지 않고 적극 찾아 나섰다.
그는 전국의 인재를 모으기 위해 ‘구현령'(求賢令)을 수차례 선포했다. 또 남다른 감각으로 인재를 발탁하고 중용했다. 인재들을 깍듯하게 대접했고,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알아보고 높이 평가해 준 조조에게 충성을 다짐했다.

2.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를 중시하라
조조의 내건 ‘구현령’의 핵심은 ‘ ‘유재시거'(唯才是擧)다. 그는 품행이 바르다고 해서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실력을 갖춘 사람만이 품행이 바른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너무 도덕성에만 치우치면 인재를 놓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조는 또 과거보다는 현재를 중시했다. 비록 과거에 잘못이 있다고 해도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교문화가 팽배했던 시절에 덕행과는 상관없이 능력만을 보겠다는 것으로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었다.
이같은 조조의 ‘인재 등용법’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조조 주변에는 다양한 재주와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조조는 이들에게 각자의 능력에 맞게 자리를 마련해주고 역할을 줬다.
이들은 조조가 세력을 키우고 주도권을 잡아가는 든든한 기반이 됐다. 다만 ‘유재시거’는 시대가 다른 오늘날에 그대로 수용할 수 없으니 사회적 기준과 부합한지를 따져야 한다.

3.귀중한 것일수록 얻기 어렵다
1천명의 병사를 얻기는 쉽지만 뛰어난 장수 한 명을 얻기는 쉽지 않다. 전쟁은 숫자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지략을 펼치는 군사(軍師)와 용맹한 장수가 있어야 한다.
혼란의 시기에 걸출한 인재들은 깊은 곳에 은둔하며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주군을 기다렸다. 조조는 인재를 앉아서 기다리지 않았다. 자신을 도와 천하를 제패할 인재들을 물색했다. 그러다 인재를 만나면 진심으로 그들을 대하고 정성을 들여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유비 곁에 제갈량이 있었다면 조조 곁에는 순욱이 있었다. 조조가 순욱을 자기 사람으로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조조는 매서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매일같이 순욱을 찾아갔지만 그를 만날 수 없었다.
나중에는 순욱이 다리에 병이 있다는 핑계로 조조의 청을 사양하자 몸소 좋은 말을 끌고 와 순욱을 부축해서 앉힌 다음 품에 안고 모셔갔다. 순욱의 태도는 조조를 더욱 빛나게 했다.
그는 아랫사람들을 대할 때마다 자신을 낮추었으며, 자리에 앉아서 사람들을 대하지 않았다. 정치를 행하는 관청에서 정치에 관한 논의를 할 때에는 자신의 사사로운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순욱은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나 수많은 인사들을 조조에게 추천했다. 조조 곁에서 정치와 전략 양쪽을 넘나들며 많은 공적을 세웠다. 순욱은 이렇게 조조의 패업을 이루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일등공신이 됐다.

4.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깨라
사람은 누구나 90%의 장점과 10%의 단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해 뜻을 펼치지 못한다. 반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살려서 성공하기도 한다. 사람이 잘 나고 못 나고는 종이 한 장 차이인 것이다.
좋은 사람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조조는 기존의 선입견과 편견을 과감하게 깨트렸기 때문에 많은 인재를 곁에 둘 수 있었다. 자기 사람을 만든 후에도 차별하지 않고, 각별히 챙겼다. 충성을 강요하지 않고 충성하게 만들었다.
세상은 엄청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기존에 만연해 있는 형식과 내가 정한 틀에만 갇혀 있으면 성공할 수 없다. 오히려 평생 그 안에 고립돼 갇혀 살아야 한다.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틀을 과감하게 깨야만 조조처럼 큰 일을 도모할 수 있다.

5.적이라도 필요하면 내 사람으로 만들어라
조조는 사람 욕심이 많았다. 비록 적장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과 싸웠던 적장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자기 사람이 된다고 확신했다.
조조가 어린 한 헌제를 낙양에서 자신의 근거지인 허도로 데려갈 때 서황이 가로막았다. 조조는 적장이었지만 용맹함과 출중한 실력에 감탄해 욕심을 낸다. 북을 울려 싸움을 멈추게 한 후 서황을 자기 사람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참모회의를 열었다. 결국 서황은 조조에게 귀순했고, 이후 생사를 같이하는 장수로 맹활약한다.
조조는 또 전쟁이 끝나면 항상 패전국의 인재를 찾아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같은 집념과 자신감 때문에 다른 사람이라면 얻을 수 없었던 수많은 인재를 곁에 둘 수 있었다.

6.인재를 등용할 때 스펙이 아니라 역량을 보라
조조는 사람을 등용할 때 출신이나 가문, 과거 행적을 따지지 않았다. 출신이 비천하고 과거에 잘못이 있었더라도 재주만 있으면 업신여기지 않고 대접해줬다. 반면 가문이 좋고 공덕이 높아도 능력이 없으면 절대 뽑지 않았다.
조조는 재주와 능력을 가진 인재들에게 뜻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이 됐고, 인재들은 조조에게 천하대업을 실현할 수 있는 언덕이 됐다. 조조는 이런 인재들을 자신의 싱크탱크로 삼아 천하를 제패해 나갔다.
이들은 조조의 숙적들을 정치적으로 제거하거나 지방의 세력들을 굴복시키는 방법을 모색했다. 조조가 헌제를 허도로 모셔와 천자를 옆에 끼고 제후를 호령 할 수 있었던 것도 책사들의 지략 덕분이었다.

7.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찾아라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경계한다. 자기 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심리 때문이다. 이에 반해 조조는 평생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8.한 가지 능력이라도 있으면 관심을 가져라
조조는 사람의 능력이 아무리 출중해도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한 가지의 재능이라도 갖고 있으면 그 사람을 예우했다.
일단 뽑으면 해당 분야를 맡기고 완전히 일임했다. 이 덕분에 조조의 인맥 툴이 전문화되고 세분화 될 수 있었다. 인재들은 서로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더욱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9.역량을 발휘하도록 최대한 도와라
조조는 사람 보는 안목이 탁월했다. 초야에 묻혀 있다가 조조에게 재능을 인정받아 등용되거나 자진해서 찾아온 인재들도 많았다. 그는 또 인재들의 능력을 간파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최대한 활용했다.
등용한 후에는 믿고 신뢰하면서 정성껏 대우하고 중책을 맡겼다. 각자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때그때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시스템도 마련했다. 유능한 인재를 어떻게 하면 등용할 것인지 못지 않게 발굴한 인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늘 고민했다.

10.철저한 평가와 포상을 실시하라
조조는 평가와 보상도 철저했다. 전투가 끝나면 전공에 따라 포상했다. 포상도 수상자들이 원하는 상을 내렸다. 재물을 원하면 재물을, 명예를 원하면 명예를 줬다. 전쟁에서 죽은 군인 가족들에게는 농지를 분배해 생계를 이어가도록 했다.
조조의 인재들은 하나 같이 인정받고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일하며 기대에 부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