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GP사건

김동민 일병 ‘범행 동기’가 없다

김동민 일병에게는 장병들을 죽일 범행동기가 없다.

국방부는 “김 일병이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질책과 욕설 등 인격모욕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선임병 등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당시 530GP의 내무실 분위기는 좋았다. 생존 소대원들도 진술서에 내무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적었다. 사병 상호간에는 존중하고 경어를 사용했다.

휴가 때에는 계급 관념을 두지 않고 서로 반말을 사용했다. 휴가 가서 함께 놀기도 했다. 휴가를 마치고 복귀할 때는 위계질서, 선·후임병에 맞는 호칭을 사용했다.

김 일병도 휴가지에서 상병급에게 반말을 하기도 했다. 소대원들의 진술서에는 “김 일병과 소대원들의 분위기는 좋았다”고 적고 있다.

김동민 일병의 수양록(2005년 5월1일~6월10일)에도 이같은 분위기가 잘 나와 있다.

2005년 5월1일
으흠~으흠~오~GP투입이 일주일 앞당겨졋다.
나는 후발대라 좀 늦게 올라가겠지만 5월9일부터 시작되는 농구시합 기대 중 이고 또 처음들어가는 530GP라서 더 기대된다. 530GP 에서도 많은 기대를 했고 고참들도 더 좋다고 하니깐 더 기대된다.킥킥

5월14일
GP투입이후 처음 잡은 비번이다 GP생활도 익숙해져가고 역시GP가 편하다. 올라오기 전에는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운동을 안 하고 있다. 공부도 해야 되는데 복습! 편지도 써야하고 -_-아~귀찮아 처음 잡은 비번인데 편지나 빨리 쓰고 푹~자야겠다.

5월17일
허헉 29일날 합지검이 들어온단다 ㅠㅠ공부의 압박과 갈굼퍼래이드 이제 다음달이면 일병이네 생각해 보면 참~ 많은 시간이 지났군! 처음 소대온게 엊그제 같은데 …….. 할 일은 많고 하기는 싫고--;;미쳐-o-이제 후임관리 들어가야지 되는데 멀라멀라

5월20일
크헉 공포가 밀려왔다 후반야 도.정을 하루도 안빼고 나가다니 전부5시간 도정이다.-_-;;이제 나도 후반야인데 어메~토해토해 – ㅠ – 편지도 쓰고 운동도 하면서 다음휴가때는 이쁘게 몸만들어서 나가야징

5월23일
후반야 2틀나가고 허리 부샤 질라고 한다. 후반야 첫 비번인데 이렇게 좋을줄이야 킥킥 다들 힘든데 나도 힘들공 글씨 연습도 많이 해야겠다.

5월26일
합지검이 들어온 단다 제길 오늘 날짜였는데 또 늘어났다. 오는건지 안 오는건지 군단장.사단장 다 온다고 설치고 미쳐가는구만.

나의 첫 휴가
첫휴가를 나가는 날이지만 그다지 기쁜 마음이 안들었다 그냥 갔다오는 기분이 들어서 더 우울했다고 할까나 그래도 보고싶은 친구 가족모두 보아서 기뻤고 다음 휴가는 더 재미있게 놀다와야겠다.

6월1일
드디어 일병을 달았다. 기쁨과 책임감 무게감이 공유했다. 이제 후임관리 하라는 압박이 들어오고 일병 달았다고 빠질까봐 괜히 생트집이다. 그래도 일병이 조쿠나

6월4일
하~이번 GP는 시간이 빨리 가는것 같다.일병을 달아서 일까? 벌써 GP올라온지 1달이 지났구나~정말 시간은 유수같이 흐르는 구나. 이런기분으로 다음GP 531까지 가서 상병을 달아보세

6월7일
괜히 은근슬쩍 후임한테 욕도하고 못한다고 지랄했다.개념없는 석민이~ 킥킥 나도 한때 그랬지~
석민이도 쫌만지나면 나처럼 개념이 잡히겠지. 그전까지는 욕좀 먹겠지만…..

6월10일
지금은 비번잡고 쓰는 수양록이 지루지루하다. 부GP장 총을 닦고 보니 40분이나 걸렸다. 어찌나 녹이 슬었는지….부식도 많이 올라온 금요일 빵만6개다. 크크 좋다! 요즘 관물대가 털리고있다. 짜증

사건 이후 530GP 내무실 모습.

국방부 발표대로 김동민 일병이 선임병들의 언어폭력에 시달리다 모든 GP 대원을 죽이고, 도주할 목적으로 사건을 일으켰다면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할 때 최소한 “☓☓☓들아 다 죽어라”는 등 감정 섞인 말 한 마디 정도는 하는 것이 정상인데, 김 일병은 아무런 말도 없이 범행을 저질렀다.

또한 군 발표대로라면 사건 발생시점부터 GP는 정전 상황이었는데도 김 일병은 총을 쏜 자세 및 위치, 사망 장병들의 행동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내무실에 있던 생존 사병들도 부상병과 사망병사의 움직임을 짜 맞춘 듯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정작 김 일병의 범행을 목격한 병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사건 이후 김동민 일병을 괴롭혔다는 질책사병들은 모두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조기 전역은 물론 ‘국가유공자’라는 혜택까지 받았다.

이 문제는 따로 자세하게 언급하기로 한다. 다만 김 일병을 괴롭혀 사건을 유발한 ‘질책 사병’들을 불기소 처분하고 이들에게 국가유공자 혜택을 줬다는 것은 국방부가 발표한 김 일병의 범행동기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다.

결국 김동민 일병은 범행동기가 없는 것이고,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GP 여기저기를 다니며 8명을 죽이고, 4명을 부상시켰다지만 김 일병의 범행을 목격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