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생활연재

남산에 올라

입사 며칠 후 중구 회현동에 있는 남산에 올라갔다. 높은 곳에서 서울을 한 번 보고 싶었고, 시내를 내려다 보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서울은 마치 거대한 정글 같았다. 빼곡한 건물들, 수없이 많은 차량들로 도시는 꽉 차 있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려고 몸부림쳤다.나도 그 중의 하나였다.

이 많은 집과 차 중에서 내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나한테는 누구 못지 않은 열정이 있었다.

지방에서 맨몸으로 올라왔으니 모든 것을 하나하나 이뤄나가야만 했다. 지그시 눈을 감고 10년 후, 20년 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지를 상상해봤지만, 갈길이 아직 멀었다.

당장 취업은 했으나 이곳은 내가 정착할 곳이 아니었다. 메이저 언론사 기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꼭 이뤄내야 했다.

그렇게 하려면 ‘실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 실력을 쌓아서 경력기자로 지원하거나 실력을 인정받아 스카웃이 돼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이 잡지사 뿐 아니라 업계에서 ‘최고’가 돼야 했다. 아니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다. 나는 꼭 그렇게 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